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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일주] 도시 속 소박한 쉼터,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 삿포로 시내 여행 (8/29, 2일차) 본문

걷는 이야기🏕

[홋카이도일주] 도시 속 소박한 쉼터,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 삿포로 시내 여행 (8/29, 2일차)

박수8 2017. 9. 12. 00:07

2017/09/12 - [걷는 이야기🏕] - [홋카이도일주] 도시 속 소박한 쉼터,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 삿포로 시내 여행 (8/29, 2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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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홋카이도일주] 도시 속 소박한 쉼터,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 삿포로 시내 여행 (8/29, 2일차)

∆마치카페(로손)에서 산 150엔 카페라떼

(공원 벤치에 앉아쉬기에는 카페라떼가 제격이다)



  #삿포로 시내의 뱃속을 거닐다

삿포로시내에는 삿포로역~스스키노역을 연결하는 거대한 지하쇼핑센터(지하보도)가 있다. 숙소(호텔 릴리프 삿포로 스스키노)에 짐을 먼저 맡기고 삿포로역으로 걸어가는 길에 이 지하보도가 눈에 보였다. 어젯밤 충분히 스스키노의 거리를 걷기도했고, 해가 가장 높이 떠있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지하보도를 이용하기로 했다.


∆삿포로역~스스키노역을 잇는 지하도보


구글맵을 이용해서 대략 거리를 재보니 약 1.7km정도가 되는 상당히 긴 지하도보다. 이 지하보도는 명동의 쇼핑센터처럼 양옆으로 옷가게나 악세서리가게 등이 있기도 하고, 아무 것도 없는 단순한 보도이기도 했다가, 지하철을 타고 내리기위한 역이 되기도 한다. 


∆끝이 보이지 않을만큼 긴 지하도보

(사진이 흔들렸다)


1.7km나 되는 길이이다보니 걷다보면 지루하다. 삿포로역을 거의 눈 앞에 두고는 지루함을 견디지 못하고 출구로 향했다. 위로향하는 출구의 계단 옆의 지도를 살펴보니 멀지 않은 곳에 커다란 연못 2개가 눈에 띈다. 길었던 지하도보가 주는 적당한 선물이다. 도심 속의 연못이라... 기대하며 그 곳을 향한다.



  #도시 속 소박한 쉼터,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도로 너머로 나무들이 가득 보인다. 때가 잘 맞게 바람도 불어주니 마음이 설렌다. 그냥 공원으로 가는 것이 아쉬워 바로 옆에 있던 로손 편의점에 들어가 아이스 카페라떼를 시켰다. 로손 편의점의 계산대 옆에 따로 구분된 공간에서 '마치카페'라는 이름으로 직접 샷을 내려 음료를 제조해주는데 맛이 괜찮았다. 더욱이 홋카이도의 신선한 우유를 쓴다고하니 구수한 맛이 더 나는 것 같기도하다.


∆홋카이도산 우유로 만들어준다는 마치카페의 아이스 카페라떼

(기분탓인지는 모르지만 굉장히 맛있다. 도로 너머로 공원이 보인다)


두 개의 연못과 푸른색으로 표시가 되어있어 공원인줄만 알고 왔는데 알고보니 홋카이도청이었다. 잘 다려진 제복을 입고계신 경비아저씨가 떡하니 입구에 서있어서 조금 긴장했지만 다행히도 입구를 잘 통과했다. 입구의 왼쪽편에 반듯하게 서있는 회색건물은 홋카이도의회 건물이라고 한다. 그리고 정면의 조금 더 먼 곳에 붉은색의 멋진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대단히 멋스러운 건물이다. 이 멋스러운 건물이 홋카이도청의 구 본청사라고 한다. 구 본청사의 건물의 멋진 모습을 쭉 지켜주고 싶었던 것일까? 홋카이도의회 건물의 수수한 모습이 조금은 이해가 된다. 


∆홋카이도 구 본청사로 가는 길

(왼편에 보이는 건물은 홋카이도의회 건물이라고 한다.)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앞의 조그마한 정원은 더욱 멋지다. 푸른 나무와 잔디위의 새들, 조그마한 연못과 그 위를 덮는 연잎들이 만들어내는 조그마한 정원이다. 앉아서 쉴 수 있는 길다란 의자에 앉은 사람들이 삿포로의 시원한 바람을 즐기고 있다. 연잎이 가득 채운 연못은 내가 지금 삿포로 시내의 한가운데에 있음을 상기시키려는 듯이 제 몸 한가득 높은 빌딩을 비추어 낸다. 푸른 나무와 연잎 가득한 연못에 높은 회색 빌딩... 재미있다. 


∆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앞의 연못에 비친 빌딩

(회색 빌딩과 작은 공원의 조화가 나쁘지 않다)


여유로운 사람들의 모습이 즐겁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아이가 참새를 쫓아간다. 자켓을 걸친 한 여인이 밝은 해를 조명삼아 책을 읽는다. 할아버지가 지그시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바라본다. 사람들과 공원이 만들어내는 조화를 깨고싶지 않아 조심스럽게 그들 사이에 들어간다. 마침 비어있는 길다란 의자에 조용히 앉아 카페라떼를 한 모금 들이킨다. 아까보다 맛이 더 좋다. 


∆여유롭게 책을 읽는 여인(홋카이도청 구 본청사 앞 벤치)


이 곳의 참새들은 사람이 무섭지 않나보다. 내 옆 벤치 앞에서 무언가 먹을게 떨어졌는지 연신 고개를 바닥을 향해 콕콕 찍는다. 이 곳이 너무 좋아 꽤 오랜시간을 보낸것 같다. 아직 조금은 이 공간이 아쉽다는 생각이 남아있을때 자리를 일어섰다. 삿포로역에 가야했고, 더 있고 싶은 생각을 지닌채 여길 떠나면 다음에 꼭 다시 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참새

(삿포로에서 까마귀가 아닌 새를 보니 참 반갑다.)


 #또 하나의 쉼터, 구청 앞 광장

공원을 뒤로하고 울타리를 나서니 또 하나의 멋진 공간이 나타난다. 붉은 블록으로 단정하게 닦인 널찍한 광장같은 공간이다. 양 옆으로는 큼지막한 나무들이 커다란 그늘을 만든다. 바닥과 같은 종류의 벽돌이 광장 양옆으로 성인 무릎 높이만큼 쌓아올려져있고 그 위엔 나무데크가 올려져 멋진 의자로써의 역할을 해낸다.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양옆으로 쭉 앉아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한다.


양복차림에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는 회사원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점심시간의 광장은 그들에게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집에서 싸온 정성스런 도시락을 먹는 카페테리아 같은 공간이되거나, 커피를 마시는 카페 같은 공간이 되기도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잠깐 낮잠을 청할 수 있는 휴게실 같은 공간이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 사이에 앉아 또 쉬어 갈 뻔했다. 정신을 차려야겠다. 1.7km를 가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구청 앞 광장에서 쉬는 사람들

(점심시간, 삿포로의 사람들에게 이 공간은 굉장히 소중한 공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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